EP.1-3 명령어의 탄생
Phase 1: The Physical Foundation
EP.1-3 명령어의 탄생
우리가 타이핑하는 '글자'가 어떻게 '물리적 수문'을 여는가
1. 키보드: 물리적 압력이 '전자 펀치'가 되는 과정
코딩은 인간의 압력에서 시작됩니다. 키보드 자판을 누르는 것은 단순히 글자를 입력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 엔지니어들이 사용했던 '천공카드' 종이 카드에 구멍을 뚫던 천공(Punching) 행위가 지금의 키보드로 발전하게 된거죠.
과거에는 사람이
① 종이에 구멍을 일일이 뚫고,
② 금속 브러시가 그 구멍을 통과해,
③ 반대편 판에 닿아야만 전기가 흘렀습니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이 과정은, 그 고된 육체적 노동을
트랜지스터로 이뤄진 논리집적회로가 단 0.00001초 만에 대신 수행해 주는 결과입니다.
2. RAM: 전기가 스스로의 멱살을 잡고 기다리는 곳
전달된 전기 신호는 이제 RAM이라는 거대한 창고에 도착합니다. 이곳은 앞서 배운 NOR 게이트의 조합(S-R 래치)이 수억 개 모여 있는 격자판입니다.
기억의 실체
키보드에서 온 전기가 특정 래치의 베이스(Base)를 때리면, 그 래치는 전원이 공급되는 한 "나는 켜졌다"라는 상태를 유지하며 전기를 가둡니다. 이것이 바로 전자적 천공카드의 한 줄이 완성되는 순간입니다. 전기는 여기서 CPU가 불러줄 때까지 멱살 잡기(자기유지)를 하며 대기합니다.
3. CPU: 불변의 미로와 마스터 키
드디어 RAM에 저장된 명령(0과 1의 조합)이 CPU로 향합니다. 여기서 우리가 배운 논리 게이트의 집합체가 그 거대한 본모습을 드러냅니다.
명령어 해독기(Decoder)라는 자물쇠
CPU 입구에는 명령어 해독기라는 특수한 논리 게이트 뭉치가 있습니다. 이 녀석은 들어온 전기 번호를 보고 물리적인 판정을 내립니다. 만약 'ADD'에 해당하는 번호가 들어오면, 해독기 내부의 게이트들이 맞물리며 오직 '덧셈 전용 미로'로 가는 수문만 열어줍니다.
집적회로: 이미 깎여 있는 금속의 길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이것입니다. CPU 내부의 연산 길은 물리적으로 이미 고정되어 있습니다. 덧셈을 하는 길, 곱셈을 하는 길은 금속선으로 다 깎여서 변하지 않는 '불변의 미로'입니다. 명령어는 그 수많은 미로 중 전기가 흐를 단 하나의 통로를 실시간으로 선택하는 신호탄일 뿐입니다.
4. 총 통합: 전깃길의 설계도
결국 우리가 코딩을 하고 명령어를 쓰는 모든 행위는 다음의 여정을 설계하는 것입니다.
- 입구 미로(키보드): 물리적 압력을 전기 번호로 바꾼다.
- 대기 미로(RAM): 번호를 래치 속에 가두어 줄을 세운다.
- 해독 미로(Decoder): 번호를 보고 연산 미로의 문을 연다.
- 연산 미로(ALU): 열린 길을 따라 전기가 흐르며 결과를 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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